일본영화로 그냥 킬링타임용으로 봤다가
기대 이상이었다.
이 영화는 현실에서 일어나지도 않을 일이 일어난다면 가정하의 영화다.
다른 재난 영화들보다... 순한 맛이다.
예를 들어 "눈먼자들의 도시" 같이 모두가 눈이 멀어지는 병이 걸렸다면 이라는 가정하에
죽이고 성폭행하고 폭력적이고 이기적이고 극단적인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거나
좀비영화처럼 서로 잡아먹거나 그렇지도 않다.
간간히 고단함을 보여준다
십대 고등학생과 대학생이 있는 일본의 전형적인 딱딱한 회사를 다니는 가장이 어느날
출근을 하다가 전기가 끊긴다.
일본인 답게 전기가 끊기는 순간에도 "오늘 안갈께요"하지 않고 일단 학교를 가고
자전거를 타더라도 회사를 가고
문이 잠기더라도 어떻게든 사무실을 간다.
엄마는 최선을 다해 가정을 돌보며 다들 아주 근면하다.
며칠을 버티지만
이 네 가족은 자전거를 가지고 떠나야 할 때가 온다.
아파트에 노인만 남기도 하고 강아지만 두고 몇몇 사람들은 어딘가로 떠난다.
대체 전기가 끊기더라도 어디로 가겠다는건지.
가족은 시골에 있는 외갓집을 가기로 한다.
지도를 가지고서 떠나는데
가다가 물이 떨어지고
음식을 뺏기기도 하지만 아기아빠가 가져가고
노인한테 물을 주지만...그다지 고마워하지 않는 상황이고
있음직하게 현실적으로 풀었다.
물 대신 강물을 마시다가 설사에 걸리기도 하고 빗물을 담아 먹는다.
길을 떠나다가 다른 사람들도 만나고
수족관에 있는 물고기들을 다 같이 먹기도 하고
낯선 시골에서 돼지를 잡고 우물물을 마시며 그런대로 며칠 잘 지낸다.
다행히 이 가족은 매우 운이 좋다고 보지만
또 길을 떠나다가
냇가에서 아버지를 잃어버리고
나머지 가족들은 슬퍼한다.
그러다 증기기관차를 타고 시골로 가고 아버지도 우여곡절 끝에 만난다.
시골에 도착해 전기 없이 농사짓고 물고기 잡고 살다가 다시 전기가 돌아온다는 얘기다.
어떤 상황에서도 이겨나가는 끈끈한 가족애를 그리는 영화다.
기대 이상이다.